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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가만 안 있겠다고 한다”며 특정 응시자 공개 저격
합격자에 만점·경쟁자에 74점…‘경력 합산해 유효 판단’ 자격시비도 용인시체육회가 직원 남편을 간부급 직원으로 채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용인시 체육회 현판. ⓒ News1 김평석 기자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회장이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사퇴를 요구하며 형사고소까지 한 경기 용인특례시체육회가 사무국 직원의 남편을 과장급 간부로 채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체육계 일각에서는 회장의 손발을 묶어놓고 사무국 직원들과 가맹단체가 체육회를 좌지우지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시체육회는 사무국에 과를 1개 늘려 1개 본부에 2개 과를 배치하는 조직개편을 하고 지난 6월 16일 기획·행정업무를 담당할 과장급(6급 일반직) 직원 채용 공고를 냈다.

이후 현직 대학 강사와 합격한 직원 남편 등 4명이 지원 서류를 냈고 체육회는 서류전형을 거쳐 지난 12일 면접전형을 진행했다.

서류 심사를 담당한 체육회 사무국은 행정 분야 4년, 체육지도사 2년, 축구 코치 2년 등으로 돼 있는 직원 남편 A씨의 경력을 유효한 것으로 판단, 서류전형을 통과시켰다.

A씨는 용인도시공사에서 행정직 2년, 체육회에서 생활체육지도사로 2년, 초등학교 축구 코치로 2년, 장애인체육회에서 2년가량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모두 인정해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본 것이다.

체육회는 공고에서 행정, 경영, 회계, 정보통신(전산), 체육 등 관련분야 졸업자 또는 자격증 소지자로 실무경력이 7년 이상인 자로 응시 자격기준을 명시했다.

A씨의 경력은 합산하면 자격요건이 되지만 한 분야 7년으로 판단하면 자격미달로 판단할 수 있어 시비가 일고 있다.

지난 12일 진행한 면접에서는 면접 시행 직전 한 인사위원이 “사무국 직원들이 특정인을 뽑으면 가만 안 있겠다고 한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며 다른 인사위원들에게 대학강사 B씨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일부 체육회 사무국 직원들이 'B씨가 체육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말을 하며 부정적인 기류를 만들었는데 이를 인사위원들에게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또 다른 인사위원은 면접에서 직원 남편 A씨에게 100점 만점, 대학강사 B씨에게는 74점을 줬다.

인사위원 4명이 참여한 면접에서 B씨는 나머지 위원 3명으로부터 96점, 98점, 90점을 받아 89점, 96점, 91점을 받은 A씨보다 점수가 높았지만 체육회가 특정 위원이 매긴 26점이라는 점수 차를 배제하지 않고 인정하면서 A씨가 최종 합격했다. 체육회는 지난 16일 A씨의 합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용인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협의회가 체육회장 폭언 등과 관련해 지난 6월 29일 진행한 비상대책회의 때 모습.(독자제공)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용인시 체육계에서는 특정인을 합격시키기 위한 게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면접장에서 공개 발언을 한 인사위원은 “직원들의 우려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했다.

직원 남편에게 만점을 준 인사위원은 “제 기준으로 제일 적합한 사람이라고 판단해 확실히 합격할 수 있도록 100점을 줬다. 부부가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것이 문제가 되냐”고 말했다.

앞서 일부 용인시체육회 사무국직원들은 체육회장이 지난 6월 22~23일 전남 여수에서 진행한 워크숍 뒷풀이 때 ‘개XX’, ‘시XX’ 등 욕설을 하고 수차례 갑질을 했다며 같은 달 27일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 직원들은 모욕·폭행·협박을 이유로 경찰에 회장에 대한 고소장도 제출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종목단체협의회가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오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사태가 커지면서 체육회장은 하루 뒤 직원들에게 공개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그는 “개인의 실수를 침소봉대해 직원들을 부화뇌동하도록 부추기는 세력이 있다”며 특정 가맹단체 회장을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체육회 사태를 바라보는 지역 체육계의 시선은 다소 복잡하다.

한 체육계 원로는 “회장의 부적절한 언행이 발단이 되기는 했지만 사퇴촉구 등 이후 벌어진 일들이 순수하게만 보이지 않는다”며 “회장 손발이 묶인 이후 체육회 내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뉴스1

김평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