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 김태훈 기자] “운동 체질 아닌가봐요...”
굳은 결심을 하고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초반 구토나 어지러움증, 메스꺼움에 고통을 호소하며 뱉는 말이다. 운동을 기피하려는 핑계는 아니겠지만 자칫 명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운동 중 구토감과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이렇다. 물리적 힘을 가하기 위해 근육을 사용할 때, 사용되고 있는 특정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혈류량이 급증한다. 갑자기 버핏 테스트, 사이클, 수영 등 고강도 운동을 하면 에너지를 운반하는 전체 혈류량의 70~80%가 해당 부위 근육으로 이동한다.
혈류가 몰린다는 것은 근육에서 많은 에너지 소모와 노폐물 발생으로 혈액 요구량이 늘었다는 의미다. 이른바 ‘펌핑(pumping)’, 근육의 일시적 비대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운동 강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혈류량을 더욱 증가시킨다. 심박수 또한 급격하게 올라간다. 심박수가 올라간 심장은 혈압을 높인다. 혈액은 대부분 사용되고 있는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보내기 때문에 소화 기관에 있는 혈관이 수축, 소화계로 향하는 혈류량이 줄어든다. 이것이 구토 증세가 나타나는 원인이다.
이러한 증상은 우리 몸의 약 40%의 근육이 밀집되어 있는 하체 위주의 운동을 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사용되는 근육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혈류량도 증가해 해당 증상이 잘 나타난다. 운동 초기에 이 고비만 넘기면 금세 적응해 정상화 된다.
원인이 비단 이것 뿐만은 아니다.
어지러움의 가장 큰 원인은 탈수다. 운동 중 땀이 나면 수분 보충을 해줘야 한다. 심할 경우 근육이 떨리고 구토까지 할 수 있다.
운동 중 과한 호흡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들이 마시고 뱉으면 뇌에서는 산소 섭취량이 넘친다고 판단해 호흡을 멈춘다. 코와 입은 호흡하는데 인체에서 산소를 받아들이지 못해 어지럼증이 생긴다. 이럴 때는 앉거나 누워서 쉬며 비닐이로 입을 감싸고 뱉은 숨을 다시 마시면 회복될 수 있다.
운동 전 끼니를 거르는 것도 문제다. 과도한 신체활동에 비해 소량의 음식 섭취로 혈당이 떨어져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에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고강도의 운동을 하게 되면 몸의 각종 호르몬과 신경계 호르몬이 놀란다. 혈압을 조절하는 신경계에도 문제가 생겨 뇌로 가는 혈액이 줄어든다. 이럴 때 잠시 누워서 쉬면 정상적인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다.
심박수를 천천히 낮추면서 운동을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이라면 심박이 가라앉는 속도가 빠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심박이 가라앉는 속도가 더디다.
격렬하게 달리기를 하다 힘들다고 갑자기 멈추면 안 된다. 천천히 뛰면서 호흡을 안정시켜 심박수를 천천히 낮춰야 한다. 운동하다가 갑자기 멈추면 안 된다. 진정됐을 때 그때부터 휴식을 취해야 한다. 혈액은 이동하려 하는데 멈춘 근육이 그것을 막다보니 문제가 생긴다. 회전수 미친 듯이 돌리다 멈추면 다리나 허벅지 근육이 터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운동 전 스트레칭과 워밍업 만큼이나 운동 직후 ‘정리 운동’도 중요하다. 달리기 후 스트레칭을 하면 달리는 동안 힘들게 활동한 신체 부위에 혈액 공급을 촉진시켜 스트레스를 받은 근육에 축적된 젖산 등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로 인해 운동 충격으로 뭉친 근육들을 펴줘 다음 날 아침까지 근육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바른 운동법을 제대로 인지하는 것도 운동을 포기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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