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cm.asiae.co.kr/article/2022070217321122129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고정금리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고정금리도 국가경제나 은행 상황에 따라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번지고 있습니다. 금리가 전혀 변동하지 않는다는 뜻의 고정금리가 인상된다는 게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사실관계를 파악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입니다. 아주 드물지만 상황에 따라 고정으로 받은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 고정금리 인상이 가능한 걸까요? 4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설명서나 개별 신용대출·주택담보대출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습니다. 고정금리에 대해 ‘여신실행을 할 때 결정한 금리가 약정기간 동안 동일하게 적용되는 금리’라고만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에는 다소 다른 내용이 있습니다.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은 은행과 고객이 돈을 주고받을 때 지켜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규칙입니다. 대출을 받을 때 서류가 워낙 방대해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거의 모든 대출에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금리와 관련된 내용은 제 3조2항 ‘이자등과 지연배상금’ 부문에 나옵니다. 이자율 방식으로 두 가지가 제시됩니다. ‘채무의 이행을 완료할 때까지 은행이 변경할 수 없음을 원칙으로 하는 것(고정금리)’과 ‘채무의 이행을 완료할 때까지 은행이 수시로 변경할 수 있는 것(변동금리)’입니다.
그런데 3항에서 예외조항이 등장합니다. 고정금리를 선택했더라도 ‘국가경제금융사정의 급격한 변동 등으로 계약 당시에 예상할 수 없는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긴 때에는 은행은 채무자에 대한 개별통지로 그 율을 인상·인하할 수 있기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즉 고정금리란 어디까지나 ‘원칙’일뿐 심각한 위기가 닥치면 조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왜 이런 조항이 있을까요? 은행 입장에서 고정금리는 일종의 리스크입니다. 수십년 후의 금융상황이나 전쟁·천재지변·국가부도 등의 위기를 예측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비상 시에도 낮은 고정금리를 절대 바꾸지 못하게 하면 금융위기 때 은행이 무너질 수 있고, 이는 더 큰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므로 이러한 조항을 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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