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하루 2∼3잔 마시면 체내 염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염증의 지표인 C-반응단백(CRP, C-Reactive Protein)가 커피 애호가에게서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CRP는 체내 급성 염증이나 조직 손상이 일어났을 때, 간에서 생겨 혈중 농도가 증가하는 물질로, 통증·발열 등 다른 감염 증상보다 먼저 상승해 '몸속 염증의 지표'로 통한다. 정상인의 CRP 수치는 0.5㎎/㎗ 이하다. 염증이 심하면 정상치의 1000배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 'CRP의 감소'는 '염증 반응이 가라앉는 것'을 의미한다.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제유진 교수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19∼64세) 남녀 9337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와 CRP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제유진 교수팀은 연구 대상을 하루에 커피를 마시는 양(미섭취, 1잔 미만, 2∼3잔, 3잔 초과)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선 '높은 CRP를 보일 가능성'을 비교 분석했다. '높은 CRP를 보일 가능성'이 클수록 몸속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작을수록 몸속 염증 반응이 적다는 의미다.
그 결과, 커피를 하루 2∼3컵 마신 그룹이 커피를 아예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높은 CRP를 보일 가능성'이 17% 더 낮았다. 특히 블랙커피를 하루 2∼3컵 마신 그룹이 '높은 CRP를 보일 가능성'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39%나 더 낮았다. 심지어 설탕·크림을 함께 넣은 커피를 하루 2∼3컵 마신 그룹도 커피를 마시지 않는 그룹보다 '높은 CRP를 보일 가능성'이 8% 더 낮았다.
커피 섭취와 CRP의 연관성은 성별에 따라서도 약간 달랐다. 커피를 하루 2∼3컵 마신 남성·여성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남성·여성보다 높은 CRP 농도를 보일 가능성은 각각 35%, 45% 더 낮았다. 이는 여성의 커피 섭취가 남성보다 염증 지표(CRP)를 낮추는 데 더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제유진 교수팀은 논문에서 "커피엔 카페인·클로로젠산·카페인산 등 다양한 항산화·항염증 성분이 들어 있다"며 "블랙커피를 하루 2∼3컵 즐기면 염증 감소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on between coffee consumption and high C-reactive protein levels in Korean adults)는 영국 영양 저널(BNJ) 최근호에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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