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신혼 첫날 밤, 남편은 저에게 사실 본인이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그제야 생각해보니 남편과 저는 결혼을 준비한 연인 사이였음에도 그동안 손을 잡는 것 외에 별다른 스킨십이 없었어요. 남편의 어색했던 행동들이 모두 이해가 됨과 동시에 저는 절망했습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아이도 낳고 가정을 이루며 살고 싶어 선택한 결혼이었는데, 그 결혼 생활이 결코 남들과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하필 집 문제로 혼인 신고를 결혼식 전날 해버렸는데, 이 남자와 앞으로 저의 남은 인생을 함께할 이유가 더는 없어진 마당에 혼인 취소이든 이혼이든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경우는 혼인 취소의 방법으로 혼인 관계 해소가 가능합니다.
혼인 취소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민법에 명시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경우는 혼인 취소 사유에 관해 규정한 민법 제816조 3호의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성연애자는 결혼할 배우자가 그렇다는 사실을 알았을 경우 결혼을 진행하지 않았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혼인 취소의 경우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이 경과한 때에는 그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는 기간적 제한이 있기 때문에 청구를 서두르셔야 한다는 점을 주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민법 제823조).
Q)
남편의 가족들도 이 사람이 동성연애자라는 사실을 아직 모른다고 합니다. 이대로 결혼을 깨면 마치 제가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욕을 먹을 것 같고, 분해서라도 남편 가족들에게 사실을 폭로하고 싶은데 그러다 명예훼손 같은 법적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제가 시부모님에게 남편이 동성연애자라고 말하더라도 괜찮을까요?
A) 형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는 않습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성립하는 죄입니다. '공연히'라는 요건이 성립되어야 하는바(형법 제307조), 여기서 말하는 공연성은 폭로한 상대방이 그 소문을 널리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여야 하므로 당사자 부모님의 경우라면 그렇다고 볼 수 없어 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폭로로 인한 도발 등으로 발생할 부수적인 문제들을 고려하여 발언에 항상 신중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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