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이후 나스닥지수 6% 하락페이스북·알파벳 등 빅테크株 휘청코스트코·월마트·타깃 등 오프라인 유통주 강세최근 서학개미 2년 차인 직장인 이모(34)씨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20%를 밑돌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동료 추천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인베스코 QQQ 상장지수펀드(ETF)가 연초 이후 고꾸라지길 반복하면서다. 인베스코 QQQ는 나스닥 시장의 대표 빅테크주 100종목을 담고 있는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다.직장인 정민경(30)씨는 그나마 15%가 넘는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메타) 등 주식을 처분하고 담아뒀던 코스트코홀세일, 타깃코퍼레이션 등 대형 유통업체 주가가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정씨는 “연초에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그나마 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올해 들어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낙폭을 키우는 가운데 코스트코,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빅테크주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빅테크보다 빅마트’라는 말이 오간다. 지난 2월 이후 코스트코 수익률은 나스닥지수 수익률을 20%포인트(P) 넘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몬테레이 파크의 한 상점에서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14일(현지 시각) 코스트코홀세일은 전날보다 0.70달러(0.12%) 하락한 590.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트코홀세일이 상장된 나스닥 지수가 국채금리 급등으로 2% 넘게 떨어진 것에 비하면 양호한 기록이다. 코스트코홀세일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1월 31일(505.13달러) 이후 두 달여 만에 약 17% 상승했다.전날 나스닥지수는 292.51달러(2.14%) 하락한 1만3351.0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2월부터 이날까지 6.2% 하락했다. 올해 2월은 연초부터 지지부진하던 증시가 본격적으로 낙폭을 키웠던 시점이다. 미국 금리 인상과 긴축 우려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지정학적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이 기간 미국 대표 빅테크주를 묶어 부르는 FAANG, MAGA, MANTA에 속한 종목 대부분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건 페이스북(메타)로 32.9% 빠졌다. 넷플릭스는 20.1% 하락했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3.2%, 10% 하락했다. 알파벳(-6.3%), 애플(-5.4%) 등도 약세였다. 유일하게 아마존만 1.4% 올랐다.투자금이 5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코스트코 주주는 85만원을 벌었지만, 페이스북 투자자는 160만원 넘는 손실을 본 셈이다. 단순 수익률로만 비교하면 코스트코가 빅테크주를 적게는 20% 이상, 많게는 50% 가까이 웃돌았다. 종목별로는 페이스북을 49.9% 상회했고, 넷플릭스를 37%,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대비 30%, 27%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코스트코처럼 대형 마트를 운영하는 타깃, 월마트 주가도 빅테크주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코스트코 상승률만큼은 아니지만 모두 나스닥지수 수익률(-6.2%)을 10% 이상 웃돌았다. 타깃이 7.6% 올랐고, 월마트는 12.4%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유통업체 크로거와 스프라우츠파머스마켓은 각각 33.8%, 18.4% 상승했다.지지부진한 빅테크주와 달리 빅마트주가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인플레이션이 꼽힌다. 통상 증권가에서는 유통업체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때 반대로 수혜가 기대되는 경기방어주로 꼽는다. 식료품 등 물가가 오르면 할인마트를 찾는 수요가 많아지는 데다 가격 인상을 통한 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워렌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장부가치는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는데 가격 전가력을 높은 소비재 기업 등에 투자한 덕분”이라며 “기업이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는 비결은 제품 가격을 물가상승률보다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국내 유통업체들도 코스피지수보다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2월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지수는 2% 상승한 가운데 롯데쇼핑(023530)은 17.9% 상승했고, BGF리테일(282330)과 신세계(004170)는 각각 11.4%, 9.5% 올랐다. GS리테일(007070)은 7.4%, 이마트(139480)는 4.2% 올랐다.리오프닝(reopening·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유통주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영업환경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고, 주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말끝을 보여서 너무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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