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폭탄’ 자제요청에도 인상 도미노
편의점선 수입 맥주 ‘4캔에 1만2000원’
빽다방에 컴포즈커피도 가격인상 동참
편의점 생수(PB)는 100~200원씩 올라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가계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먹거리 제품의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가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가격 동결을 당부했지만 치킨을 비롯해 수입맥주 등 도미노 인상이 계속되고 있다.
3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오늘부터 주요 메뉴를 3000원씩 인상했다. 치킨 한 마리 기준으로 오리지날과 부분육(윙·콤보), 순살 제품이 각각 3000원씩 올랐다. ‘교촌 오리지널’ 한 마리 가격이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인상됐고, 시그니처순살세트 경우는 3만3000원이다.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비비큐 등과 달리 교촌치킨은 국내 유명 치킨프랜차이즈 가운데 먼저 소비자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앞서 교촌치킨은 2018년 배달료(2000원)도 업계 처음으로 공식 도입했다. 2021년 7월부터는 배달료를 1000원 추가 인상했고, 일부 지역의 경우 4000원까지 받는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교촌은 가격 인상 이유가 가맹점주 영업환경 개선에 있다고 했는데 이날부터 주재료인 육계(10호) 납품가를 600원씩 올렸다”면서 “시세보다도 마리당 2000원이 더 비싼데 본사 이익만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은 육계 외에 소스와 치킨무 등도 가격을 소폭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4캔에 1만1000원’에 팔던 편의점 수입맥주는 1만2000원으로 뛰었다. 버드와이저·스텔라아르투아·호가든 등 인기 수입맥주를 취급하는 OB맥주가 1일부터 500㎖ 수입 맥주 판매가를 40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한 때문이다.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생수 가격도 이달 1일부터 줄줄이 올랐다. CU의 ‘미네랄워터(500㎖·1L·2L)는 100원씩 올라 700원·1000원·1300원에 팔리고 있다. GS25의 ‘지리산 맑은 샘물’은 500㎖와 1L 가격이 100원씩 오른 700원과 1000원에, ‘DMZ 맑은 샘물’(2L)은 200원 인상된 1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PB생수 ‘얼쑤얼쑤’를 100원씩 올려 500㎖와 2L를 각각 700원·1300원에 내놓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RTD(Ready To Drink) 컵커피’ 8종의 판매가를 10~12% 인상했다. 에스프레소 라떼 등 프렌치카페(250㎖) 4종이 2400원에서 2700원으로 12.5% 올랐고, 바닐라 라떼 등 320㎖ 4종은 2900원에서 10.34% 인상돼 3200원이다.
가성비를 앞세운 대용량 저가 커피브랜드도 가격 인상에 나섰다. ‘빽다방’에 이어 ‘컴포즈커피’가 오는 11일부터 카페라떼와 카푸치노 등의 가격을 200~500원씩 올린다.
한편 소주와 맥주 등 가격을 올리겠다고 예고했던 하이트진로는 정부 요청에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롯데제과와 빙그레 등도 가격 인상을 당분간 미루기로 결정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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