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이유 없이 숨이 차요’ ‘쉬는데도 피곤해져요’ ‘가슴도 답답하고 붓는 것 같아요’. 일반인에게 낯선 ‘폐동맥 고혈압’의 주요 증상이다.
폐동맥 고혈압은 폐동맥 압력이 평소 25㎜Hg 이상, 운동 시 30㎜Hg 이상일 때를 말한다. 폐동맥 벽이 두꺼워지면서 폐동맥 내에서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 발생한다. 병이 악화하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가빠진다.
전신 무력감과 어지럼증, 만성피로, 가슴 통증, 실신도 생길 수 있다.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손발 끝이 차갑고 하얗게 변하는 ‘레이노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4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장성아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젊은 여성 상당수가 활동량이 많지 않고, 30, 40대에는 임신ㆍ출산ㆍ육아 등을 겪으면서 건강에 신경 쓰지 못해 가벼운 호흡곤란이 생겨도 운동 부족으로 여겨 병원을 늦게 찾는다”고 했다.
◇병 인지도 낮아 확진에만 1.5년 걸려
‘폐 고혈압(pulmonary hypertension)’은 폐를 지나는 혈관 압력이 높아져 우심실 부전과 돌연사를 일으키는 난치성 질환이다. 국내 환자는 40만 명 정도로 추정되며, 폐 고혈압 일종인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은 숨겨진 환자를 포함하면 4,500~6,000명으로 추정된다.
폐동맥 고혈압 증상은 빈혈ㆍ심장ㆍ폐 질환 등과 비슷히자만 치명적이어서 생존 기간은 2.8년 정도에 그친다.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절반가량은 심부전(心不全ㆍheart failure)으로, 나머지 절반은 돌연사로 사망한다. 아직까지 완치하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게다가 병 인지도가 낮아 발병해도 정확히 진단하는 데 1.5년 정도 걸린다. 진단이 어려운 이유는 일반적인 빈혈ㆍ심장 질환ㆍ폐 질환 등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폐동맥 고혈압의 대표 증상은 호흡곤란ㆍ만성피로ㆍ부종ㆍ어지럼증 등으로 첫 진료 의사가 이 질환을 의심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또한 병을 확진하기 위해 정밀 검사가 필요한 것도 진단이 늦어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정욱진 대한폐고혈압학회 회장(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은 “폐동맥 고혈압은 폐 안쪽에 압력이 가해지는 질병이기에 심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해야 알 수 있다”며 “또한 확진하려면 관을 몸에 집어넣어 관찰하는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폐동맥 고혈압 진단에 무려 8년이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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