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article/346/0000060129음식 덜 씹으면? 소화불량·과식·입 냄새 위험↑
음식을 덜 씹고 삼키면 소화불량이 생기기 쉽다는 건 상식이다. 음식을 꼭꼭 씹는 것 자체가 소화의 첫 번째 단계기 때문이다. 오래 씹을수록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하는 ‘아밀레이스’ 효소가 든 침이 잘 분비된다. 덜 씹을수록 효소 분비량이 적어진단 뜻이다. 입에서 충분히 분해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로 넘어가면 위에 부담될 수밖에 없다.음식을 충분히 씹지 않으면 과식할 우려도 있다. 아밀레이스가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해 혈중 당분 속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배부르다’는 신호가 뇌의 만복 중추에 전달된다. 음식을 많이 씹으면 입안에서 당분이 많이 분해돼 배부름을 빨리 느끼지만, 덜 씹으면 배고픈 상태가 오래가게 된다. 아몬드를 25~40회 씹으면 10회만 씹을 때보다 배고픔이 덜하고, 영양분 흡수가 더 잘 됐다는 연구 결과가 2009년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 발표되기도 했다.꼭꼭 씹어먹지 않는 습관은 입냄새를 유발하기도 한다. 입으로 씹는 저작 운동을 적게 하면 뇌에서 침을 분비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 이에 침이 필요량보다 적게 분비되면 입이 마르고, 구강 내 혐기성 세균이 번식하게 된다. 그럼 세균에 의해 입 냄새의 원인인 ▲황화수소(H2S) ▲메칠메캅탄(CH3SH) ▲디메칠설파이드(C2H6S) 기체가 만들어진다.꼭꼭 씹어먹으면 치매 위험 감소… 30번 이상 씹어야
음식을 꼭꼭 씹어먹는 습관은 사소해도 건강에 이롭다.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게 한 예다. 턱을 움직일 때마다 뇌로 가는 혈류량이 늘어나는데, 이 덕에 뇌에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할 수 있어서다. 이는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기여해 치매 예방 효과를 낸다. 관련 연구 결과도 있다. 2009년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를 껌을 씹는 집단과 씹지 않는 집단으로 나눈 후, 각 그룹에게 30분간 1에서 9까지의 숫자 중 하나를 불러주고 이를 기억하게 했다. 그 결과, 껌을 씹은 집단이 씹지 않은 집단보다 숫자를 더 빨리, 더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이 관찰됐다. 음식을 잘 씹지 않는 습관이 뇌의 혈액순환을 더디게 해,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을 키운다는 일본 규슈대 연구 결과도 있다.음식을 잘 씹어 먹으면 소화불량뿐 아니라 입 냄새도 예방된다. 저작운동을 많이 해 침이 충분히 분비되면 입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침이 씻어낼 수 있다. 입안이 촉촉해져 입 냄새 기체를 만들어내는 혐기성 세균의 증식도 억제된다. 해외 학자들은 음식을 한 번 입에 넣었을 때 30회 이상 씹을 것을 권한다. 음식의 종류에 따라 더 많이 씹어야 할 수도 있다. 음식의 질감이나 형체가 입안에서 느껴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씹었다고 판단되면 그때 음식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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